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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의 질주 - 슬프지만 아름다운 가족

by qkekquf 2022. 7. 12.

영화 허공에의 질주는 1988년 제작된 영화로 10대 시절의 리버 피닉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당시 큰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높은 평점을 받고 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사랑받고 있는 작품으로 슬픈 가운데에서 잔잔한 감동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영화이다.

아름답고 슬픈 음악과 배우

영화 허공에의 질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첫 장면에서부터 흘러나오는 잔잔한 피아노 연주로 볼 때마다 울컥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그리고 대니 역으로 나오는 리버 피닉스의 자연스럽고 깊은 연기와 슬픈 눈빛은 이 영화의 매력을 더하는 데에 충분한 역할을 한다.

 

리버 피닉스는 실제로도 히피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평범하고 안정된 환경이 아닌 떠돌이 생활을 하는데 극 중 역할도 부모님에 의해 쫓기는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래서인지 리버 피닉스가 하는 연기가 단순한 연기가 아닌 실제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또한 극 중 대니는 음악에 뛰어난 소질이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실제 리버 피닉스도 음악에 재능이 있어서 밴드 생활을 하며 작곡, 노래를 했다고 한다. 이렇게 극 중 대니와 실제 리버 피닉스의 비슷한 면모 때문인지 다른 영화보다 좀 더 주인공의 감정에 공감이 되는 것 같다.

 

특수한 상황에서 빛나는 가족애

영화 허공에의 질주에 나오는 가족은 오랜 세월 동안 FBI에 쫓기는 생활을 하고 있다. 대니가 2살 때 부모님이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운동의 일환으로 네이팜탄 공장에 폭탄을 투하한다. 건물 안에 아무도 없는 것으로 알고 한 행동이었으나 경비원 한 명이 있었고 그는 그 사건으로 실명을 하고 만다.

 

사람을 헤친 부모님의 혐의로 가족은 FBI를 피해 도망 다니는 생활을 하는데 그 사이에 대니의 동생 해리도 태어난다. 영화가 시작되면 대니와 해리가 FBI로 의심되는 차와 사람들을 발견하고 짐을 챙겨 부모님이 있는 곳에서 기다린다. 그리고 가족은 자연스럽게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장소에서 바꾼 머리색과 이름으로 새 생활을 시작한다.

 

대니는 엄마의 재능을 물려받아 음악에 소질이 있고 특히 소리가 나지 않는 건반으로 연습할 뿐인데도 피아노 실력이 뛰어나다. 그리고 입학 첫날 음악 선생님 앞에서 선보인 피아노 연주는 그의 불안한 일상에 작은 희망을 가져다준다. 음악 선생님 앞에서 대니가 연주한 음악은 베토벤의 비창이었는데 어린 시절 이 장면을 보고 잔상이 남아서 일부러 찾아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음악 선생님의 딸은 대니와 같은 학교를 다니는 로나로 둘은 우연히 여러 번 마주치면서 가까워지게 된다. 그리고 대니의 재능을 알아본 음악 선생님은 그를 줄리아드 음대에 보내려고 하고 그 일로 엄마와 상담을 하게 된다. 대니의 엄마 애니는 아들이 재능을 펼쳐서 원하는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오랜만에 만난다.

 

애니와 그녀의 아버지가 만나는 장면 또한 먹먹해지는 부분이다. 애니는 자신의 아들 대니를 위해서 이별을 결심하고 할아버지에게 맡기는 것이 목적이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온통 자신의 딸만을 바라볼 뿐이다. 그리고 늙은 아버지는 애니에게 대니를 맡겠다고 하면서도 언제 볼지 모를 딸의 얼굴에서 마지막까지 눈을 못 떼는 모습은 울컥하게 만든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별

대니의 인생을 위해 이별을 결심한 애니와 달리 아빠 아서는 계속 아들과 함께 할 것을 고집한다. 헤어지게 되면 평생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니의 진지한 부탁에도 끝까지 가족과 함께 할 것을 강행하려고 한다. 대니는 할 수 없이 자신의 꿈도 로나도 포기하고 그녀와 마지막 인사를 하고 가족이 있는 곳으로 간다.

 

가족은 얼마 전 자신들을 찾아온 동료가 은행을 터는 사고를 치는 바람에 위기를 느껴 또다시 새로운 곳으로 떠나려고 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대니를 기다리던 중 동료의 사망 소식을 뉴스로 듣게 되고 아서는 마음을 바꾼다. 대니가 자신들의 곁을 떠나 독립해서 줄리아드에 가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 허공에의 질주에 나오는 이 가족은 이런 상상하기도 힘든 슬픈 상황 속에서도 담담하지만 아름다운 이별을 한다. 또한 아버지는 대니에게 살아가면서 위로와 힘을 줄 말들을 해준다. 대니는 아버지의 뜻밖의 말에 눈물을 흘리고 주저하다가 이별을 받아들이는데 흘러나오는 음악과 슬픈 눈으로 멀어지는 차를 바라보는 리버 피닉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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