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s

영화 퍼스널 쇼퍼 - 금기된 욕망의 여정

by qkekquf 2022. 7. 4.

영화 퍼스널 쇼퍼는 금기된 욕망을 쫓는 주인공의 심연을 따라 흘러간다. 금기된 것을 원하는 것은 행복과는 거리가 먼 행위이고 그래서인지 주인공의 여정은 외롭고 쓸쓸해 보인다. 그리고 그 쓸쓸한 주인공의 여정을 영화가 응원하고 그 의미에 대해 응원해주는 것 같다.

 

퍼스널-쇼퍼-포스터-주인공-크리스틴-스튜어트가-반짝이는-드레스를-입은-모습
영화 퍼스널 쇼퍼

퍼스널 쇼퍼 / Personal Shopper, 2016
개봉 : 2017년 2월 9일
감독 : 올리비에 아사야스
주연 : 크리스틴 스튜어트(모린 역)

금기된 욕망을 쫓는 여정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 퍼스널 쇼퍼는 금기된 것에 대해 더 강한 욕구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심리를 잘 보여준다. 주인공 모린은 쌍둥이 오빠 루이스의 죽음 후 그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둘은 쌍둥이 중 한 명이 먼저 죽으면 죽은 자가 나머지 한 명에게 신호를 보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먼저 모린은 루이스가 여자 친구 라라와 함께 살던 집에 방문하여 그의 신호를 기다린다. 그리고 그곳에서 루이스의 신호는 받지 못하지만 어떤 화난 영혼을 보게 된다. 죽은 루이스와 마찬가지로 모린은 죽은 자를 볼 수 있는 영매로 나오기 때문이다.

 

모린의 생계를 위한 또 다른 직업은 퍼스널 쇼퍼이다. 키라라는 유명인의 옷과 소품 등을 대신 구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퍼스널 쇼퍼는 클라이언트의 옷이나 소품을 대신 착용하는 것이 금지되었지만 모린은 늘 그러한 금기를 깨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리고 영화가 진행되면서 모린은 키라의 옷을 착용해보고 그녀의 집에서 한참을 머무는 등의 금기된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하게 한다.

 

영화 속에서 정체불명의 누군가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들에서 모린의 심리가 잘 드러난다. 왜냐하면 그 문자메시지 상대가 그녀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는 모린에게 다른 사람이 되고 싶냐고 묻고 그녀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모린은 자신의 클라이언트인 키라의 옷을 시종일관 입어보고 싶은 욕구를 드러내고 결국 그녀가 되고 싶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욕구는 죽은 쌍둥이 오빠 루이스의 신호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결국 죽은 영혼이 되고 싶은 것인가 싶기도 했다.

 

또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모린은 금기가 없다면 욕망도 없다는 말을 한다. 즉 그녀의 욕망은 모두 금기에서부터 시작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불안하고 고독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특히 모린이 키라의 집에서 그녀의 옷을 입어보고 하룻밤을 지내는 모습은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또한 영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모호한 모든 것에 대한 것들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 같다. 영화 속 등장인물 중 다수의 존재가 불분명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루이스, 키라, 모린의 남자 친구인 게리,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상대가 그러하다. 그리고 마지막쯤에 가서는 주인공인 모린 또한 모호하게 묘사된다.

 

영화 퍼스널 쇼퍼는 모호한 세계에 대해 보여주려고 한다. 객관적으로 유령의 존재가 있다는 전제하에 보이는 장면들도 꽤나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결국 금기된 것을 쫓던 모린은 소멸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이 아닌 욕망에 대해서

영화 퍼스널 쇼퍼는 예전부터 호기심에 보고 싶었으나 엄두가 나지 못해서 뒤늦게 봤다. 그런데 역시나 뭔가 모호하고 난해하다. 사실 어떤 면에서 그렇게 느끼는지 제대로 된 이유도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어렵게 다가온다. 보는 사람에 따라 제 각기 다른 생각과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영화인 것 같다.

 

처음에 이 영화를 봤을 때는 모린이 죽은 쌍둥이 오빠 루이스에 대한 그리움으로 그의 신호를 기다리나 싶었는데 다 보고 나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모린은 영화 속에서 그녀가 한 말처럼 금기된 것에 대한 욕망이 그 무엇보다 커서 행복해질 수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리고 행복하다는 것은 그러한 심적인 욕망이나 생각들을 다 지워야 찾아오는 것인가 싶기도 했다. 특히 요즘처럼 분명한 것을 좋아하는 세상에서 모린처럼 깊은 심연의 세계를 쫓는 사람이 환영받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 의미에서 어렵게 느껴지지만 영화 퍼스널 쇼퍼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 한번 더 감상하고 싶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