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s27 밀양 - 너는 모른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을 봤다. 워낙 유명하고 오래된 영화라 분명 본 적이 있는 것 같고 대충의 줄거리도 알지만 그동안은 집중해서 본 적이 없었다. 상상하기도 어려운 큰 고통을 겪고 난 여주인공의 변화가 어떻게 표현되었나에 집중하면서 봤는데 보고 나니 멍해졌다. 내가 느끼기에는 이 영화는 사랑에 대한 것도 종교에 대한 것도 아닌 고통 그 자체를 표현한 것 같다. 듣던 대로 이미 알고 있던 대로 두 주인공의 연기는 신기할 정도로 대단했다.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알 수 없음에 대한 영화이기도 한 이 영화를 어떻게 전도연은 그렇게 연기할 수 있나 싶었다. 주인공의 고통을 이해한 것을 넘어서 아이를 잃어서 어찌할 줄 모르는 고통 그 자체를 제대로 보여준 듯하다. 밀양에 오다 신애는 남편을 떠나보낸 후 아들 준을 데.. 2022. 4. 22. 브로큰백 마운틴 - 계속 시작할 수 밖에 없다 영화 브로큰백 마운틴을 개봉한 지 20년 가까이 지나서야 보게 되었다. 2005년 개봉 당시 보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하였는데 이제라도 보게 되어 다행이다. 일단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뭉게구름 아래 거대한 산맥을 말을 탄 두 사람이 수많은 양들을 몰고 가는 장면이다. 그 장면을 보면서 비록 작은 화면이지만 무엇인가로부터 해방되는 느낌을 받았고 그 공간은 둘의 애절한 사랑의 배경으로 너무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은 이안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그의 또 다른 영화 색계만 놓고 보더라도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신기했다. 예전 서부 영화에서나 보았던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말을 타며 양 떼들을 모는 그 장면 하나로도 이 영화의 정체성은 충분한 것 같다. 물론 드라.. 2022. 4. 17. 오만과 편견 - 사랑의 정석 오만과 편견은 책과 영화 모두 몇 번을 봐도 설레고 재미있다.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니 여기에는 이상적인 사랑의 모습이 나오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다아시는 오랫동안 나에게는 이상형의 모습이었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볼 때마다 느끼지만 현실에서는 보기 드문 진실하고 완전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다아시와 엘리자베스의 사랑은 사실 특별할 것 없지만 진짜 사랑을 향해 가는 그 여정에서의 오해와 편견, 오만함까지도 모두 설렘의 과정으로 느껴졌다. 사랑은 정말 저렇게 마법처럼 찾아오는 것일까 싶기는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 영화는 사랑의 정석처럼 보는 사람들을 설레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만과 편견 / Pride & Prejudice, 2005 감독 : 조 라이트 주연 : 키이라.. 2022. 4. 12. 리틀 포레스트 - 지쳐있는 마음에 활력을 주는 영화 고불고불한 산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혜원의 뒷모습으로 시작하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보는 내내 자연의 재료로 만든 음식들이 나온다. 복잡하거나 갈등이 있는 스토리는 배제하고 계절에 따른 혜원의 요리와 추억, 우정, 수줍은 사랑까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그래서인지 혜원처럼 지쳐있고 어딘가 허기지고 불안한 마음이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활력을 찾은 것 같았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자연스러움이었는데 다양한 종류의 음식과 혜원의 추억, 친구들과의 친밀함이 전혀 어긋남 없이 어우러졌다. 나의 삶과 노력이 계속해서 부족하다 느끼는 도시의 삶을 떠나 시골에 정착하고 싶다는 바람이 절로 생겼고 보는 내내 그나마 할 수 있을 것 같은 몇몇의 요리는 직접 해 먹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겨울.. 2022. 4. 8. 이전 1 ···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