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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인형 - 내게 마음이 있었다

by qkekquf 2022. 6. 23.

그동안 미루고 보지 않았던 공기인형을 봤다. 왠지 우울하기만 할 것 같아서 내키지 않았는데 진작 보지 않은 걸 후회한다. 예상대로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고 슬펐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중 가장 와닿았던 영화이다. 배두나의 연기도 더 이상 좋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고 잔잔하고 애잔한 음악도 마음에 남았다.

공기인형-여주인공-배두나의-옆모습
공기인형

내게 마음이 있었다

영화 공기인형은 외로운 사람들을 달래주기 위해 만들어진 인형 노조미에게 마음이 생기는 내용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인지 노조미의 대사 중에 가장 기억 남는 것은 내게 생기면 안 되는 마음이 생겨버려서 거짓말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노조미는 히데오라는 남성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한 대체품으로 존재하던 공기인형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사람처럼 마음이 생기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마음이 생기고 말도 할 수 있고 스스로 움직이게 되었지만 여전히 몸속은 텅 비어 있어서 공기를 주입해줘야 한다.

 

마음이 생긴 노조미는 신기한 세상을 돌아다니며 말을 배우게 되고 비디오 가게의 점원으로 일하는 준이치에게 첫눈에 반한다. 비디오 가게에서 준이치와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노조미는 그를 사랑하게 되고 마음이 생겨서 괴롭다고 생각한다.

 

준이치와 함께 생전 처음 바닷가에 간 후 식당에 가게 된 노조미는 그곳에서 생일이란 것을 처음 알게 된다. 옆 테이블에서 아빠가 딸의 생일을 축하하는 모습을 본 것이다. 그것을 본 노조미는 부러워하며 생일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인지 준이치에게 묻기도 한다.

 

두 남녀는 밤길을 함께 걷게 되는데 노조미는 그림자를 밟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버스에서 잠든 아저씨에게 자신의 어깨를 대주는 그녀는 누구보다 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또한 노조미는 이제 예전의 공기인형이 아니지만 밤이 되면 자신의 주인에게는 계속 평범한 인형인 척한다.

 

노조미는 공원에서 한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는데 그에게 텅 비어 있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그것을 자신과 같은 공기인형이 많다는 것으로 오해한다. 그 후에 노조미의 내레이션은 시인지 영화의 대사인지 잘 모르겠지만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세상의 이런저런 외로운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계속되는 대사 속에는 생명은 자기 안에 결여를 품고 있어서 누군가 채워줘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사는 당신도 한때는 나를 돕는 바람이었을지 모른다는 대사였는데 나도 누군가의 희생과 사랑으로 채워졌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뭉클해졌다.

 

비디오 가게에서 준이치와 함께 일하다가 노조미는 팔부분이 찢어져서 바람이 빠지게 된다. 하지만 준이치가 입으로 바람을 불어넣어 줘서 다시 살아나게 된다. 그 후 노조미는 살아있는 것을 진정으로 느끼며 행복해한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에게 바람을 넣어주던 공기주입기는 버린다.

 

노조미는 준이치가 자신도 너와 다르지 않다는 말을 고지 곧대로 믿고 그를 더욱 사랑하게 된다. 그의 집에 가게 된 그녀는 그곳에서 준이치의 옛 여자 친구의 사진을 보고 마음이 아픈 경험을 한다. 또한 노조미는 자신의 주인인 히데오가 새로운 공기인형의 이름을 노조미라고 부르며 생일을 축하해 주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녀는 히데오에게 자신의 어디가 좋냐고 묻지만 그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마음이 없던 평범한 인형으로 되돌아가 달라고 말한다. 상처를 받은 노조미는 그 집을 나오고 자신을 만든 창작자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버려진 인형들을 목격하고 그들은 안타는 쓰레기, 인간은 타는 쓰레기라는 말을 듣게 된다.

 

노조미는 준이치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말해보라고 한다. 그는 예상 밖에 대답을 하는데 그것은 노조미의 공기를 빼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어렵게 승낙한 노조미에게 준이치는 바람을 뺐다가 불어넣는 행동을 반복한다. 그리고 준이치 또한 공기인형이라고 믿었던 노조미는 그에게 같은 행동을 해보지만 그는 살아나지 못한다.

 

상심한 그녀는 내게는 마음이 있었다는 대사를 하고 다음 날 쓰레기 더미에서 마지막을 맞는다. 어린 소녀가노조미에게 안겨준 인형이 떨어지면서 엄마라는 말이 나오고 그녀는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장면을 떠올린다. 상상 속에서 행복한 눈물을 흘리며 촛불을 끄는 노조미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고 그녀의 마지막 숨결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 같아서 더욱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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