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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후드 - 순간에게 붙잡힌 우리

by qkekquf 2022. 4. 6.

영화 보이후드는 한 소년이 유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실제의 시간 흐름대로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인 메이슨이 6살 때부터 촬영이 시작되어 12년 동안 같은 배우들로 영화가 촬영되었다는 것이 놀랍다. 메이슨과 사만다 남매의 성장해가는 모습과 함께 엄마 아빠로 나오는 패트리샤 아퀘트와 에단 호크의 중년의 모습을 보는 것도 신기했다.

 

보이후드
영화-보이후드

보이후드 / Boyhood, 2014
감독 : 리처드 링클레이터
주연 : 엘라 콜트레인(메이슨), 패트리샤 아퀘트(어머니), 로렐라이 링클레이터(사만다), 에단 호크(아버지)

메이슨의 다사다난했던 유년의 기록

영화 보이후드의 첫 장면은 포스터처럼 메이슨이 잔디밭에 누워서 엄마를 기다리는 장면이다. 영화가 끝나고도 이 장면이 기억에 남는데 아마도 콜드플레이의 음악 때문인 것 같다. 이 영화는 중간중간 그때마다 상황에 어울리는 음악이 나오는데 그 부분도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고 느꼈다.

 

메이슨과 사만다는 이혼한 엄마와 셋이 함께 살고 있다. 이혼 후 아빠는 2주에 한 번씩 주말마다 두 남매와 볼링을 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엄마와의 사이는 개선되지 않는다. 엄마는 아이들을 키워내야 하는 압박감에 현실적인 문제를 중요시하고 아빠는 그와는 달리 자유로운 성향으로 묘사되어 있다.

 

엄마는 두 남매를 좀 더 잘 키우기 위한 경제력을 갖추기 위해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기로 결심하며 이사를 가고 메이슨과 사만다는 갑자기 친구들과 헤어져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곧 엄마는 공부를 하던 대학교의 교수와 결혼을 하게 되고 두 가족은 함께 살게 된다.

 

새아빠 빌에게는 메이슨과 사만다와 비슷한 또래의 남매가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전혀 문제없이 잘 지낸다. 하지만 빌은 아이들에게 잔소리가 심하고 처음에는 자신의 친 자식들은 닦달하는 반면 메이슨과 사만다에게는 예의를 갖추는 듯하다. 그리고 여전히 메이슨과 사만다의 친아빠는 2주에 한 번씩 남매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찾아온다.

 

새아빠 빌은 점점 술을 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오고 어느 날은 엄마가 아빠와 심하게 다툰 것인지 주차장에 울면서 쓰러져 있기도 했다. 그리고 그 후로 아이들에게까지 술을 마시며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엄마가 두 남매를 도망치듯이 아무런 준비 없이 데려오고 메이슨과 사만다는 갑자기 엄마의 친구 집에 살면서 새 학교로 전학가게 된다.

 

사만다는 폭력적인 아빠와 함께 남겨진 두 아이들을 걱정하지만 엄마는 친권이 없어서 데려올 수 없기 때문에 친엄마와 아동보호기관에 신고만 했다고 한다. 엄마는 결국 대학 심리학 강사로 일하게 되고 아이들은 부쩍 큰 모습으로 등장한다.

 

엄마는 학생 중 한 명이었던 짐이라는 퇴역군인과 결혼해서 아이들에게는 새아빠가 또 생겼다. 메이슨은 어느덧 15살이 되어서 생일을 맞는다. 여전히 2주에 한번 주말마다 두 남매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찾아오는 친아빠는 재혼을 해서 아기까지 낳았다.

 

메이슨은 기대했던 16살이 되면 주기로 했던 아빠 차 대신 비틀스의 음반을 생일 선물로 받는다. 그리고 아빠와 재혼한 애니의 친정에 가서 생일 파티를 하는데 거기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메이슨과 사만다를 친 손주처럼 대해서 놀라웠다.

 

새아빠가 사준 카메라에 푹 빠져 사진 찍는 것을 즐기는 메이슨은 주변에서 성실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종종 듣는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답답해하며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게 간섭하는 것에 화가 나기도 한다고 하지만 별로 티를 내지는 않는다.

 

메이슨네 가족은 집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워져서 새아빠는 술을 마시고 그 전과는 달리 예민한 모습을 보인다. 결국 엄마는 새아빠와 헤어지고 메이슨은 좀 더 커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까지 한다. 누나 사만다는 이미 대학에 다니고 있고 여자 친구와 누나가 있는 곳에 놀러 가기도 한다.

 

메이슨은 드디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는데 그의 졸업과 대학 입학을 축하해 주려고 아빠의 가족과 엄마의 예전 파티에서 보던 지인들까지 모였다. 그리고 엄마는 두 남매에게 독립을 하라고 하고 좁은 아파트로 이사를 갈 것이니 짐을 정리하라고 한다.

 

아파트로 이사 가서 엄마와 둘이 살던 메이슨이 대학 기숙사로 떠나는 날 엄마는 서운한 마음에 화를 내고 눈물을 흘린다. 이쯤 되면 뭐가 있을 줄 알고 열심히 살았는데 남은 건 없다는 느낌이 든다고 메이슨에게 얘기한다. 그리고 그다음 장면에서는 그런 엄마를 보는 메이슨의 입장을 나타내는 듯한 가사의 노래가 흘러나와서 엄마의 입장에서는 씁쓸하면서도 재미있었다.

 

메이슨은 대학 기숙사에 들어가자마자 만난 친구들과 함께 하이킹을 떠나게 되는데 그 전과는 달리 굉장히 만족해한다. 드디어 대화가 통하는 친구들을 만나서 처음 느껴보는 기분을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 그전까지는 메이슨을 이상한 아이로 대했던 사람들이 주였다면 처음으로 좋은 사람으로 인정을 받는 것처럼 보여서 메이슨의 미소와 같은 표정으로 엔딩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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